출처 카페 > 사회복지실천가협회 | 김유기
원문 http://cafe.naver.com/enpm/2492
 


행복나눔재단은 지난 2007년 10월 9일부터 17일까지 사회적 기업, 외식산업의 선진사례 유럽연수를 다녀왔다. 재단, 행복도시락센터, SKT 사회공헌팀, 실업극복국민재단 실무진 등 10명으로 구성된 연수단은 영국, 벨기에, 독일의 사회적 기업과 외식기업을 탐방하며 사회적 기업의 성공요인과 과제가 무엇인지를 모색했다.
<편집자주>
‘외식산업과 사회적 기업 선진사례 탐방.’ 이번 연수의 타이틀이다. 다소 부담스러웠지만 그동안 행복도시락을 운영하면서 가졌던 고민을 해소하고, 사회적 기업가 아카데미를 통해 배웠던 사회적 기업들을 눈으로 직접 볼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에 마음이 설렜다.

‘이곳에서 무엇을 보고 가게 될까? 우리보다 먼저 시작한 이들은 어떤 모습일까? 어떤 멋진 사회적 기업과 기업가의 모델을 만나게 될까?’

꿈을 현실로…‘피프틴(Fifteen)’ 레스토랑

한껏 부푼 기대를 안고 처음 찾았던 곳은 ‘피프틴(Fifteen)’ 레스토랑. 유명한 요리사이자 학교급식 개혁가인 제이미 올리버가 설립한 사회적 기업 레스토랑이다.

직접 눈으로 본다는 기대를 안고 문을 연 순간, 첫 느낌은 여느 레스토랑과 다르지 않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식당은 봉사 차원이 아닌 실제기업으로서 서비스를 제공하며 또 다른 이를 도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즉 이곳에 오는 손님은 봉사단체에 기부를 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맛있는 식사를 하기 위해서 온다는 거였다. 여기에 남을 돕는다는 기쁨은 보너스로 가져가는 셈이다.

물론 짧은 시간동안 많은 것을 보고 들을 수는 없었지만, 나와 같은 나이인 제이미 올리버가 남다른 가치관으로 시작한 사업 이야기를 들으며 꿈을 현실로 만드는 그의 열정과 용기에 감동하지 않을 수 없었다.


 

다음 일정은 사회적 기업가를 지원하는 재단인 ‘UnLtd’와 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회적 기업을 지원한다는 ‘SEC(Social Enterprise Coalition)’ 방문이었다. UnLtd는 단체가 아닌 개인, 즉 아이디어는 있으나 자본이 없어 실행이 어려운 개인의 작은 사업을 지원하는 게 이채로웠다. 한 개인이 지역사회에 변화를 주고, 이에 대한 욕구와 수요가 있는 사업을 지원한다. 개인이 사회에 미치는 파생효과에 대한 믿음을 바탕에 두고 있다.

영국정부가 설립한 SEC는 사회적 기업을 홍보하고 사회적 기업에 유리한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활동한다. 사회적 기업이 사업적 모델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단체와 협력하고 돕는다. 이들 단체를 보며 사회적 기업가와 그 비전의 중요성, 그리고 사회적 기업의 성장을 위한 토양과 그 토양을 비옥하게 하기 위해 민관 모두의 노력이 중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낄 수 있었

다.

 

살아있는 지역 공동체의 감동, ‘BBBC’

영국에서의 마지막 방문지였던 ‘BBBC(Bromley By Bow Center).’ 이곳을 둘러보았을 때의 감동이 지금도 생생하다. 예쁘고 아기자기하게 주변 환경과 어울린 건물들과 필요에 맞게 지어지고 구성된 건물내부 그리고 사람들….

BBBC는 지난 20여 년 동안 앤드류 신부와 함께 주민들이 필요에 따라 의해 하나하나 만들어졌다. 물론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지역 주민자치센터로서, 다양한 사회적 기업의 모델을 만드는 산실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지역주민의 욕구와 능력을 파악하고, 이를 공동체와 개인의 발전을 위해 활용하는 모습이 돋보인다. 교회와 공원을 개방하여 소수가 아닌 많은 주민이 이용할 수 있게 함으로써 현재의 살아있는 모습으로 만든 것이다. 우리도 지역사회에서 지역주민들과 함께 공동체를 이루며, 사회적 기업으로 자리를 잡는다면 바로 이런 모습으로 서 있지 않을까 하고 기대를 해본다.

영국 사람들은 역사와 전통을 소중히 지키며 겉으로는 소박함과 안으로는 실용성을 갖추고 있는 영국의 건물들을 닮았다. 이들은 남이 쓰던 옷이나 물건이 편치 않은 우리에 비해 너무 자연스럽게 채리티샵(Charity Shop)을 이용하며, 이 기금이 사회적 목적을 위해 쓰일 수 있도록 한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가 영국이 사회적 기업을 일찍 발전시킬 수 있게 했던 원동력이 아닐까 하는 생각과 아쉬움을 뒤로 하고 벨기에로 발길을 돌렸다.

 

전문성을 갖춘 벨기에와 독일의 기업들

일행은 영국을 뒤로 하고 벨기에로 향했다. 리에쥬의 ‘크레아솔(Creasol)’ 레스토랑과 ‘Le Pont’가 목적지였다.

20여 년의 역사를 지닌 두 곳 모두 EFT(Entreprise de Formation parle Travil) 소속의 노동조합 사회적 기업이었다. 우리나라의 자활후견기관(지역자활센터)과 비슷하게, 운영단체는 각각 다르지만 EFT에 소속되어 운영비를 지원받고, 이들을 관리하는 상위기관을 두고 있다.

벨기에 남부 알로니(Wallonne) 주에만 70~80여 개의 EFT가 있다. 이들 모두 소외계층이 일을 하면서 배우게 하는 교육훈련 기관이지만, 각각의 교육분야는 다르다. Creasol은 사회적 기업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한편 봉제, 집수리 기술을 가르친다. Le Pont는 유기농제품과 제과제빵 매장을 운영하며, 제과제빵 기술과 판매훈련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자활후견기관과 달리, 한 단체에서 모든 것을 하지 않고 각각의 전문성을 키우고 있는 것이다.

“기업이지만 숫자가 아닌 사람을 우선으로 하는 기업이라 선택했다”는 Le Pont 까트린 소장의 말이 마음에 와 닿았다. 익은 벼가 고개를 숙인다고 했던가. 겸손하고 사고가 유연한 유럽의 사회적 기업을 만날 수 있었음에 감사한다.

많은 기대를 안고 시작한 7박 9일의 일정이 어느새 마무리되었다. ‘욕심내지 말자. 너무 빨리 열매를 바라지도 말자.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마음으로, 지역 주민의 필요에 따라 하나씩 발전시키자. 최고의 품질을 만들어야 한다는 마인드를 갖고 사회적 기업으로 성장시킨 이들의 땀과 열정, 그리고 꿈을 꾸고 시도했던 용기를 기억하자.’

행복했던 여정 끝에 얻은 소득이었다.

 
Posted by 루 살로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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